12.07

2014. 12. 8. 01:00 카테고리 없음

꿈을 이루고 있다. 내일이면 드디어 첫 출근이다. 간절하게 그리던 공간에 한 발 내딛는 날이다.

그런데 어제 만난 형누나들은 내게 아직 긴장이 덜 풀렸다고 말했다. 왜 호들갑을 떨지 않느냐고 묻는다.  

사실 나는 두렵다. 아직은 불확실한 진로와 미래 때문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서 잠을 못 이룰 정도다. 

오늘은 '두렵지 않게 해달라, 더 이상 남을 미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요즈음은 행복이란 무엇인지 비로소 알 것 같다. 난생 처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 

너무 오랜 기다림이었을터다. 실망시켜 드리고 싶진 않다. 행복을 놓치지 않고 싶다.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만날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 때가 되면 환호성을 지르며 기쁜 소식들을 전해주고 싶다. 

처음으로 허락되는 이 모든 행복한 장면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나친 욕심이어도 좋다. 꿈을 향해 한 발자국만 더 내딛고 싶다.

11.24

2014. 11. 24. 03:18 카테고리 없음

글을 오랫동안 쓰지 않았다. 일기라는 것이 으레 그렇듯이, 잠깐이라도 소흘해지면 무신경해지는 법이다. 특히 자기 잘못을 고백하거나 반성하는 도구가 되어버리면 더더욱 돌아보기 힘들다. 블로그를 일기로 쓰고 싶진 않았더라도 그렇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동안 지나쳐버린 수많은 사람, 사건, 시간들이다. 이곳에 미처 담아두지 못한 경험과 이야기들이라서 아쉽다. 이렇게 기록과 영감조차 때를 놓치면 후회하는 법이다.


금방 무언가 큰 일을 벌일 것처럼, 크게 길을 헤매고 있다. 요즘은 불안해서 내가 얼마나 걸어왔나 끊임없이 돌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피곤하거나 불안하면 꿈을 꾸는 일은 이제 습관이라기보단 일상이다. 얼마전 가장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그동안 살아온 삶을 반추해볼 만한 기회를 얻었다. 우연히도 짧은 기간을 두고 내가 자라온 곳들을 갈 일들이 연속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운명처럼 여행을 떠난 느낌이었다. 이제는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장소에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조각들을 짜맞추다 보니, 이 장소가 견뎌온 시간과 변화를 가늠할 수 있었다. 문득 '그땐 내가 정말 작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잘할 걸. 왜 그랬을까' 결국 참을 수 없는 순간에 다다르면 화를 낸다.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은 아니다. 지난주의 면접이 떠올라서다. 길을 가다가도 불쑥 떠오른다. 누군가가 물어보면 궁색한 변명을 하지만, 자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화를 내다 보면 어렸을 적 내가 떠오른다. 부끄럽다. 지금 나는 얼마나 자랐을까.

10.06

2014. 10. 6. 19:00 카테고리 없음

술을 조금 줄여야겠다. 버릇이 고약해지는게 주사가 생겼나보다.

나보다 먼저 길을 걸어간 형들에게 전화해서 혀꼬부라진 소리로 하소연하는 버르장머리가 생겼다.

그러고도 분에 못이겨 서울역 길바닥에서 발광을 떨었다. 

신을 형이라 소개한 경찰관은 '나도 경찰 시험 4년 봤는데 이거 가지고 뭘'이라며 담배를 권했다.

미안해요. 난 담배를 태우지 않아요.

시간이 지날 수록 가슴이 먹먹했다. 

'넌 기자가 되면 정말 잘할텐데'인사치레라도 응어리가 녹아내린다. 오는 길에 서울시청 유가족 분향소에 다녀왔다.

너털걸음으로 광화문에 갔더니 그 건물이 서있다. 큰 절 한번 올렸다.'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먹고 잘 사십쇼'

돌아보면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다. 어제는 기타의 줄을 풀어서 닦아 넣었다. 이젠 정말 안녕.

기름칠을 하고 지판의 묵은 때를 벗겼다. 가슴은 풀어진 줄에서 나는 소리 마냥 여전히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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